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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오노 요코 YES YOKO ONO>展 - 그녀는 마녀인가

호랭Horang 2003. 8. 2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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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는 세상의 깜둥이다."
- 존 레논의 부인.
- 비틀즈의 활동을 단축시킨 원인이 되어 마녀라 불리운 동양인 여자.


내가 오노 요코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그러나 나는 그녀에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저 난 그녀를 잘 몰랐다.

로댕갤러리는 내가 서울에서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이다.
시청 앞 삼성본관을 지나 삼성생명 빌딩쪽으로 가면 바닥에 분수가 있다.
여느 분수처럼 연못을 만들고 그 안에 분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거리에, 내가 다니는 길에 드러나 있다.
분수를 기분좋게 지나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면 로댕의 지옥의 문이 전시되어 있다.
지옥의 문을 한 번 다시 쳐다봐 주고 전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존 레논이 말하길 그녀는 the most famous unkowm artist라고 했다.
그녀는 서구 플럭서스 운동에 큰 역할을 담당했으며 개념주의적 작업을 펼쳤다.

처음엔 자유를 추구하는 그녀의 일탈에 호기심이 생겼다.
예를 들어, <파란 방>이라는 작품은
사방이 하얀 방에 관객이 들어가서 오노 요코의 지시문에 따라 생각하고
이 방이 파란 것이라고 개념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생각의 자유로움을 말한다.

그러나 작품을 보면 볼 수록 심기가 불편하고 무겁다.
오노 요코의 예술은 세상에 대한 희망과 긍정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희망과 긍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너무나 고통스럽다.

그녀는 자의식이 과잉된 사람으로 보인다.
나는 미술을 잘 모르지만 이해하기 어렵다기 보다도, 이해하기 매우 불편하다.

오늘 집을 나서서 로댕갤러리 입구에 들어가면서까지 기분이 아주 좋았는데,
미술관을 나오면서 끝도 없는 우울의 늪에 빠져버려서 오늘 할 일을 모두 접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마녀가 맞나보다.

- 로댕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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