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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

호랭Horang 2006. 3. 30.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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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형숙·이종호 기자]  

▲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29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미래지향적 리더십의 조건`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을 가졌다.  

'강금실의 리더십'을 분석한 책들은 많다. 법무부장관 시절, 젊은 여성 변호사가 '대한민국의 대표 남성조직'의 수장으로 들어가 조직에 새 바람을 일으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대체 저 여자의 리더십의 원천은 뭐야'라는 호기심을 던져줬다.

이번엔 강금실 전 장관이 직접 입을 열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열린 대학 강연에서 리더십을 설파한 것. 29일 연세대 리더십 센터에선 연속기획으로 '한국지도자 특별초청강연'을 개최해왔는데 김근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고건 전 총리에 이어 이번엔 강 전 장관이 초청 대상이었다.

강 전 장관은 "대중강연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말도 잘 못하고 오락가락할 수도 있다"고 양해를 구한 뒤 말문을 열었다.

[조직→관계] 강 전 장관은 리더십의 본질적 개념을 깨뜨렸다. 피라미드처럼 수직계열화된 조직의 우두머리라는 통상적 개념을 깨고, 리더는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고 말한다.

"리더라고 하면 많은 사람을 거느린 한 사람을 연상하게 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친구, 가족, 이성 등 다양한 관계에서 그 사람의 최선의 상태를 이끌어가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이해할께, 너의 요구는 뭐니, 나의 입장은 이건데' 라면서 공유의 과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진정한 리더다. 따라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서 모두 리더인 셈이다."

모든 관계맺는 과정에 리더가 있다는 얘기다. 그의 지론대로라면 로펌의 대표변호사와 사무국장 중 누가 리더냐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역할'이 있을 뿐이다. 그런 역할의 차이를 인정하고 요구하며 배려하는 '과정'에 리더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게 더 어렵다. '너 이거 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쉽다. 그런데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함께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 역시 많이 부족하다."

[권력→역할] 피라미드 조직의 리더가 '권력'을 지녔다면 강 전 장관이 말하는 미래지향적 리더는 '역할'을 지닌 사람이다. 강 전 장관은 "리더는 상대의 의사를 결정하고 지배하는 자가 아니라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고 발전시켜나가도록 도와주는 창의적 능력의 소유자"라고 말한다.

"권력이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역할로 바뀌고 있다. 로펌 대표가 사무국장보다 더 권력자가 아니라 각자 역할이 있을 뿐이다. 남을 장악하는 권력 관계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결과→과정] 권력 중심의 리더십을 깨고 관계에서의 역할로 리더를 정의한 강 전 장관은 유난히 '과정'을 강조했다. 과정으로서의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과정으로서의 '삶'을 말하는 것.

"오래 사실 줄 알았던 어머니가 어느 날 감기에 걸려 보름만에 돌아가셨다. 항상 내 곁에 계실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없어진 것이다. 항상 있을 것 같지만 항상 변화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모든 건 과정으로 존재한다. 불가에 '색즉시공공즉시색'이라는 말도 있지만 과정으로 받아들일 때는 마음이 열린다. '이것만이 나다, 이것만이 전부다'라는 게 아니라 '과정'으로 받아들이면 다음을 열어가는 여유가 생긴다."

그는 "인생이 기쁘지만은 않다"며 "기쁨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내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머리→몸] 강 전 장관은 리더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끼고 체감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갈등 상황에서 그의 선택 기준은 몸이 원하는 것, 마음이 원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가 대표변호사로 있는 로펌 지평이 탄생하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개인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4년 정도가 지난 뒤 12명의 후배 변호사들이 찾아와 나더러 로펌의 대표를 맡아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을 했다. 나는 이틀만에 후배들을 찾아가서 같이 하자고 했다. 돈 계산도 안 했다. 그냥 내가 그 후배들을 좋아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잘 되겠지 그런 마음이었다.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분들과 관계를 잘 지켜와 오늘날 온전하게 컸다. 정말 중요한 것은 마음의 선택이다. 어느 쪽이 나을까 고민될 때, 나는 마음이 편한 쪽을 선택한다. 무모하다는 평가도 받지만 자기 마음이 자유로워지면 후회가 안 생긴다. 또 그런 사람들이 아름다운 성공을 거두더라. 구호활동전문가 한비야씨가 마음의 결정대로 선택한 모범적인 사례 아닌가."

그러면서 그는 최근 읽었다는 코엘류의 <연금술사>를 언급했다.

"꿈꾸는 만큼, 다른 사람들과 지구와 내가 교감하는 만큼 내 삶이 만들어져 갈 수 있다."

ⓒ2006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종호 아저씨, 맘대로 퍼와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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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강금실 아줌마.
솔직함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라 생각된다.

지저분한 정치판에 뛰어들어 (멋지게 하면 best이지만)
혹시나 설령 기대했던 것 이하로 나를 실망시킨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 충분히 멋있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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