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2007년, 한 해를 보내다

호랭Horang 2007. 12. 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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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썼던 글을 다시 수정하여 올림)

잠이 안와서 싸이월드에 들어갔다가 오랜만에 방명록에 남겨진 옛날 글들을 읽었다. 2004년 3월에 내 싸이 미니홈피를 방문한 은진언니와 문성환이 "왜 3년이 빨리 지나라고 하는거냐?"는 질문을 남겨놓았다.

맞다, 아마도 그 때 내 미니홈피 제목은 빨리 삼년이 지나면 좋겠다... 뭐 이런 류의 것이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3년이 지나면 답답하고 힘겨웠던 20대가 끝나고 기다리던 서른이 되기 때문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건대 2004년은 개인적으로 나에게 정말 힘든 해였다. 어디가서 점이나 운세를 본 적은 없지만, 나 자체적으로 2003년, 2004년, 2005년을 삼재(三災)로 규정하고 그 중의 으뜸인 중앙을 2004년으로 정했던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공교롭게도 그 때 내가 바랬던 3년이 훌쩍 지난 2007년 오늘, 그 옛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너무도 빨리 되고 싶었던 삼십대의 어디쯤인 한 해가 이렇게 지나고 있다. 


그리고 2007년을 마감하는 지금, 솔직히 좋다. 매우 좋다.

나는 이제 내가 더 이상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자유를 추구하지만 방황하지는 않으며, 떼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적당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있으며, 심지어 외모도 나이들수록 점점 더 나아지는 것 같다. -_-;
올 한 해 힘든 일도 있었지만 다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에서 적당히들 마감되었다. 일도 만족스러웠다. 새롭게 시작한 업무는 어려웠지만 동시에 즐거웠고 나를 적당히 자극했으며 보람도 많이 느낄수 있게 해주었다. 게다가 산타할아버지가 좋은 사람까지도 보내주신 것 같다.  
더욱 즐거운 것은 내년에는 그리고 내후년에는 더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는 것이다. 마치 지금까지 힘든 도움닫기를 마치고 발을 구르고 이제 마침내 날아갈 일만 남은 것 같은 벅찬 기대감.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나 하나 건사하느라 주변 사람들을 많이 챙기지 못한 것... 그래도 이해해주고 인내해주고 늘 내게 힘이 되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내년엔 그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더 나은 내가 되길. 


Merry Christmas 그리고 행복한 2007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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