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연기파 배우! 경영파 CEO?

호랭Horang 2007. 6. 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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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사람들은 그녀를 가리켜 흔히 "연기파 배우"라고 표현한다. 그녀는 10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관객들에게는 10편 모두 다른 역할로 남아있다. 때로는 바보지만 때로는 똑똑한 의사, 때로는 소심하고 순정적인 여자지만 때로는 불륜을 주도하는 도발적인 여자, 때로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때로는 에이즈 걸린 창녀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연기의 스펙트럼은 넓다. 그녀는 전형적인 미인이 아니지만 예쁘고 귀엽고 매력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보인다는 것조차도 모두 다 알고 있다.

아차, 전도연과 그녀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데 서두가 다소 길어졌다.

연기파 배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아마도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는 의미로 쓴 문구이리라. 그런데 한번 더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기에서 뭔가 어색함을 느낀다. '배우'는 연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세상엔 끝도 없이 다양한 캐릭터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배우는 그것을 표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즉 배우는 엄마도 되고, 아이도 되고, 요부도 되고, 바보도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그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연기를 잘 한다는 것은 당연하게 요구되는 자질이다. 그런데 "연기파" 배우라니? 이것은 마치 회사원에게 "업무파 회사원"이라든지 가정주부에게 "살림파 주부"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이 매우 어색한 단어의 조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기파 배우라는 단어를 그다지 어색하게 느끼지 않고 흔히들 쓰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배우라고 하는 사람들, 당연히 연기를 해야하는 사람들 중 연기를 잘 하지 못하고 다른 것으로 승부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기업의 CEO도 마찬가지이다. CEO는 경영을 하는 사람이다. 건실하게 자신의 원칙을 갖고 조직을 운영하고 사업을 이끌어 나가지 못하고, 다른 것으로 승부를 하려 두리번 거려서는 안된다. 한마디로 제대로된 경영을 하기엔 본인의 자질이 미달되기에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연기는 꽝이면서 반반한 얼굴과 화장발로 승부하려하고 언제 날아갈지 모르는 인기 앞에서 발발 떨다가 결국 추풍낙엽이 되어 잊혀지는 배우들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우스운 말이지만 "경영파 CEO", "일잘하는 CEO"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배우 전도연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결국 사람을 아름답게 보이게 만드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며 그것을 누구보다도, 무엇보다도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모습일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알고 무엇을 얻기 원하는지도 안다면 거침없는 열정과 더불어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당당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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