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일본 치바현 가츠우라 여행 - 일본 민박, 아침시장

호랭Horang 2020. 11. 2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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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회 사진으로 시작해봅니다

 

 

 

치바현은 도쿄 바로 옆동네이긴 하지만, 의외로 잘 안가게 되는 곳입니다. 몇 번 여행을 가봤지만, 쇠락한 마을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든달까요. 오늘은 일본 치바현 가쓰우라 혹은 가츠우라(勝浦) 여행입니다. 가츠우라는 도쿄역에서 특급열차로 1시간 반, 버스로는 2시간 정도가 걸리는 곳입니다. 

 

가쓰우라

★★★★☆ · 기차역 · 도나

www.google.co.jp

 

가츠우라는 사실 그리 널리 알려진 관광지는 아닙니다. 그냥 조용한 시골 바닷가 마을입니다. 그나마 가장 유명한 것은 아사이치(朝市)라고 하는 아침시장입니다. 400년이 넘었고, 일본의 3대 아사이치 중 하나이니까요... (제가 전에 말했죠? 여기 몇대, 몇대 이런 거 굉장히 좋아한다고...) 참고로 나머지 두 곳은 기후현 타카야마시의 미야가와 아사이치(宮川朝市)와 이시카와현의 와지마 아사이치(輪島朝市)입니다. 

 

 

일본 3대 새벽시장

 

 

저는 저 세 곳 중에 두 군데를 가봤는데요. 우선 이번 편에서 말씀드릴 가츠우라 아사이치, 그리고 타카야마의 미야가와 아사이치에 갔었습니다. 가기 전에는 꽤나 기대를 하고 갔지만 기대보다는 작은 규모에 실망을 했었습니다. 우리나라 유명한 오일장에 비하면 소소하기 그지없지만 일본에서는 이렇게 재래식 장이서는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기에 희소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닷가는 역시 이게 좋습니다. 가슴이 뻥, 카타르시스 뙇! 잠시지만요. 

 

 

바다 한 가운데 서있는 토리이. 날이 흐려 잘 안보이지만 오른쪽 중간에 뭔가 보이시죠?

 

 

 

제가 앉아있는 곳이 멍때리기 아주 좋은 명당자리입니다
터널마저도 청정하게 느껴지네요

 

 

 

바다 한가운데서 거센 파도에 맞서고 있는 토리이하며, 끝없이 펼쳐진 탁 트인 시야... 정말 끝내주는 풍경이에요. 바닷가는요. 근데 그게 다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바다. 관광을 즐기시는 분들께는 아주 심심한 동네일테니 비추입니다. 복잡하게 관광객 바글바글 한거 싫고, 가볍게 산보하고, 조용히 바다보고 멍때리겠다 하시는 분들께는 괜찮습니다. 

 

사실 가츠우라가 좋았던 이유는 동네 산책이나 온천이 아니고, 바로 제가 묵었던 민박집 때문입니다. 

일본에 놀러 오시면 보통 호텔이나 료칸 많이 가시죠? 민박(民宿, 민슈쿠)집 가보신 분들은 드물 거예요. 민박이라 하면 뭔가 시골에 지저분한 방일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뭔가 약간 꺼려지는... 저도 마찬가지로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으면 잘 가지 않습니다만 오늘의 숙소에는 특별함이 있기에... 

 

우선 일본 민박집은 뭐가 다를까요? 

1. 가격이 싸다 : 저녁과 아침식사 포함한 가격으로 대개 인당 1만엔 이하입니다. 장소에 따라서는 5,000엔에서 7,000엔 전후 정도도 많이 봤네요.  

2. 화장실, 세면대, 욕실은 공동사용 : 말 그대로 방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3. 카드 사용 불가 : 거의 100%의 확률로 현금만 가능합니다. 현금 없이 갔다가는 접시 닦아야 됩니다... 아재개그 죄송.

그 외에 시설이 좀 낡고 작은 편인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민박은 집주인 내외가 운영하는 가정집이 많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하지만 일본에서 웬만하면 청결은 문제가 없습니다. 특급호텔에 가나 싸구려 민박집에 가나 청소만큼은 정말 열심히 하는 듯합니다. 

 

민박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해 주었던 쿠로에무소(くろえむ荘)라는 숙소입니다. 

 

 

출처 : 구글맵

 

 

 

Kuroemuso

★★★★☆ · 저렴한 일본 숙박시설 · 1107 Matsube

www.google.co.jp

 

깔끔한 침대도, 훌륭한 온천도 없지만, 소박한 매력이 있는 민박집입니다. 외국인이 손님으로 잘 오지 않는 마을이라, 주인아주머니의 손녀딸의 깊은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습니다. 예약할 때 제 이름이 영어로 되어 있었는지 저를 '영어하는 언니'라고 하면서 수줍게 말을 걸어주곤 했습니다.

특히 요리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간판에 '킨메다이(금눈돔) 요리의 집' 이라고 당당하게 적어 놓을 만큼 자부심 또한 대단합니다.

 

 

마음이 급해서 간장을 흘렸나보네요
보기드문 뿔소라
주인공 킨메다이
저녁식사

 

 

 

조림으로 나온 붉은 생선이 바로 킨메다이입니다. 일본에서는 인기가 꽤 있는 생선이죠. 맛있습니다. 회 또한 투박하지만 맛스럽게 두툼하게 썰어져 나왔는데 이것 또한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 외에 뿔소라 구이라던지 게가 들어간 미소시루(일본된장국) 모두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 정도 퀄리티의 식사를 도쿄에서 한다고 치면 식사만 해도 6,000~7,000엔은 족히 넘을 텐데, 이 민박집 요금이 8,500엔(인당)정도였으니 가성비로 따지자면 가히 최고라고 하겠습니다. 지금도 이 집의 생선이 가끔 생각납니다.

 

민박집의 흔한 아침상

 

이튿날 아침식사도 상다리 부러지도록 아주 맛있게 먹고 민박집 아줌마한테 가츠우라역까지 데려다주십사 하고 말씀드렸더니, 마침 아침시장에 가는 길인데 같이 안 갈래? 하시더군요. 그래서 같이 가게 되었던 가츠우라 아사이치.

솔직히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현지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 해산물을 정말 싸게 팝니다. 예전 타카야마시의 미야가와 아침시장에 갔을 때는 못 느꼈는데, 이곳 아침시장은 유난히 싸더군요. 아마도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손님들이 대부분 현지인이기 때문일 겁니다. 
어르신들이 나오셔서 과일이며 채소들을 팔고 계신데, 할머니들 인심 좋은 건 만국공통인지 안그래도 싼데 자꾸 더 얹어주셔서, 그냥 다음 일정을 포기하고 장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매일 아침 6시부터 11시까지이고, 수요일은 쉽니다. 가보실 분은 아래 링크 참고하세요. 

 

勝浦朝市 | かつうら潮風散歩道|勝浦観光ポータルサイト

天正の時代から400年以上続いている勝浦朝市は人々の暖かさに包まれています。長い年月に育まれ、昔も今も変わらず人情味あふれる勝浦の顔として、また、市民の台所として日常の生活に

www.katsuura-sanpo.com


마지막 사진

 

 

 

이건 왜 올렸을까요?

뒷모습이 이쁘니까 봐달라고? 흠흠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지만 아닙니다. 이곳은 민박집 근처의 항구인데요. 쓰레기 하나 없습니다. 비린내 1도 안나고요. 항구라는 곳이 참 지저분하게 되기 쉬운 곳인데... 놀랍습니다. 언제 누가 다 치우는 걸까요?? 하여튼 어딜 가나 못말릴 정도로 청소 하나는 열심히 하는 사람들입니다. 

나중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이렇게 할 일 없고 조용하고 심심한 동네에서 2~3주 정도 지내면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낚시도 하고 무엇보다도 매일 저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 빈둥거려보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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