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 지음/정영목 옮김/이레 지금은 잘 하지 않지만, 어렸을 땐 햇살이 맑은 날 버스 뒷자리에 앉아서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움직이는 어떤 것 안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객관적 거리를 두고 구경할 수 있어서, 창 밖의 풍경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라는 즐거운 느낌 때문에 차가 막혀도 지하철 보다는 늘 버스가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버스가 나에게 주었던 느낌은 "떠난다"는 설레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한 때 유행하던 광고 카피처럼 '열심히 일한 당신' 뿐만 아니라 우리는 누구든지 떠나고 싶다. 한적한 시골에서의 여유를 느끼고 싶어서이기도 하며, 웅장한 건축물을 보고 싶어서이기도 하며, 때로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여.행.'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