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알랭 드 보통 지음/정영목 옮김/이레
지금은 잘 하지 않지만, 어렸을 땐 햇살이 맑은 날 버스 뒷자리에 앉아서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움직이는 어떤 것 안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객관적 거리를 두고 구경할 수 있어서, 창 밖의 풍경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라는 즐거운 느낌 때문에 차가 막혀도 지하철 보다는 늘 버스가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버스가 나에게 주었던 느낌은 "떠난다"는 설레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한 때 유행하던 광고 카피처럼 '열심히 일한 당신' 뿐만 아니라 우리는 누구든지 떠나고 싶다. 한적한 시골에서의 여유를 느끼고 싶어서이기도 하며, 웅장한 건축물을 보고 싶어서이기도 하며, 때로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여.행.'이라는 두 글자의 단어가 갖는 설레임이란 단조로운 일상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작은 의미의 모험이니까.
그러나 우린 때로는 여행을 다녀와서 더 피곤해지고 지쳐버리기도 한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듯이.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긴장하고,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야 하며, 사람들 틈에서 시달리기라도 한다면 도대체 여행책에서 사진을 보는 것보다 뭐가 더 나았던 건지 알 수 없어질 때도 있다.
나 역시 때로는 여행지에서의 무기력이나 외로움 따위의 감정을 떨쳐버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하고 싶은 욕망에는 항상 공감하며 늘 그런 바람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 여행이 가진 양면성이다. 여행의 현실이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말이다.
유명 여행지, 맛집, 숙소, 볼 거리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있지만 우리가 왜 떠나야 하는지, 어떻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의 기술>은 출발, 동기, 풍경, 예술, 귀환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여행이라는 이벤트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기쁨들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독특한 여행 에세이다. 주변의 사소함과 하찮음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알랭 드 보통의 예민함과 섬세함에 다시 한 번 반하게 된다.
올해는 또 어떤 여행을 통해 내 인생의 "시간의 점"을 만들까.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하다면." 너무나 공감가는 샤를 보들레르의 말이다.
한 때 유행하던 광고 카피처럼 '열심히 일한 당신' 뿐만 아니라 우리는 누구든지 떠나고 싶다. 한적한 시골에서의 여유를 느끼고 싶어서이기도 하며, 웅장한 건축물을 보고 싶어서이기도 하며, 때로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여.행.'이라는 두 글자의 단어가 갖는 설레임이란 단조로운 일상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작은 의미의 모험이니까.
그러나 우린 때로는 여행을 다녀와서 더 피곤해지고 지쳐버리기도 한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듯이.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긴장하고,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야 하며, 사람들 틈에서 시달리기라도 한다면 도대체 여행책에서 사진을 보는 것보다 뭐가 더 나았던 건지 알 수 없어질 때도 있다.
나 역시 때로는 여행지에서의 무기력이나 외로움 따위의 감정을 떨쳐버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하고 싶은 욕망에는 항상 공감하며 늘 그런 바람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 여행이 가진 양면성이다. 여행의 현실이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말이다.
유명 여행지, 맛집, 숙소, 볼 거리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있지만 우리가 왜 떠나야 하는지, 어떻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의 기술>은 출발, 동기, 풍경, 예술, 귀환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여행이라는 이벤트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기쁨들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독특한 여행 에세이다. 주변의 사소함과 하찮음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알랭 드 보통의 예민함과 섬세함에 다시 한 번 반하게 된다.
올해는 또 어떤 여행을 통해 내 인생의 "시간의 점"을 만들까.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하다면." 너무나 공감가는 샤를 보들레르의 말이다.
반응형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으른 이, 6월의 책읽기 (4) | 2010.07.09 |
---|---|
불편한 진실을 목도하기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0) | 2010.06.12 |
닫힌 시대에 열린 사회를 지향하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0) | 2010.06.08 |
나 다시 돌아갈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4) | 2010.02.07 |
한 외로운 사람의 아주 특별한 기록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10) | 2010.01.31 |
불편한 현실, 그리고 독설 <싱글도 습관이다> (7) | 2010.01.31 |
<고래> 스토리텔링의 힘! (3) | 2010.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