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게으른 이, 6월의 책읽기

호랭Horang 2010. 7. 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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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기억력이 좋지 않은터라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나서는 가능하면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려고 하나, 몸이 천근이고 마음이 만근이다보니 그것조차도 쉽지가 않군.

6월에 읽은 책은 네 권이다.
이상하게도 뭔가 굉장히 많이 읽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네 권 뿐이다.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新潮社) 때문인 것 같다. 책의 분량 자체가 상당한 데다가 하루키를 느껴보겠답시고 일본어 원서를 읽다보니, 사실 이 책 한 권 읽는데만 한 달이 거의 꼬박 걸린 거 같다. 그것도 제 1권을 읽는데만! (ㅡ,.ㅡ) 실은 동생이 한국어책을 샀다기에 중간에 포기하고 갈아타려 하였으나, 동생이 친구에게 빌려줬다며 가져오지 않는 관계로 기다리다가 어영부영 1권을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오기가 생겨서 2권도 읽고 있는 중이다. 아마 이것도 7월 내내 읽게 될 것 같다.

6월의 독서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은 <2030년 부의 미래지도>(최윤식/배동철 지음, 지식노마드)이다. 요즘 업무 때문에 '미래의 우리 사는 모습은 어떠할까'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는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작업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유명한 외국의 미래학자들의 저서나 아티클 등을 주로 참조하게 되는데, Inuit님의 서평을 보고 토종 미래학책에 대한 작은 기대감이 생겨 읽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결론부분에 가서 미래학 책이 아닌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으로 살짝 초점이 흐려졌다는 점.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든지 그런 말은 됐다구요! 그렇게 억지로 뭔가 교훈적인 결말을 찾지 않으려 해도 충분히 괜찮았던 내용인데 말이다.

<30년만의 휴식>(이무석 지음, 비전과 리더십)는 선배와의 대화중에 나온 책이었다. 사는게 뭐 이러냐... 이런 건전한 대화를 나누던 중 선배가 강력 추천하여 읽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좀 뭐랄까... 무의식과 그 치유과정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해야할까, 굳이 내 안의 어린 아이를 마주하고 치유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해야할까. 학부 때 무의식과 관련한 심리학 강의를 듣고는 참 많이 놀라고 공감했던 기억이 나는데, 오랜만에 읽었더니 별 감흥이 없었다.

나머지 한 권은 별도로 포스팅 했던 장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유영미 옮김, 갈라파고스)이다.

벌써 7월. 공원이나 미술관 마당에 널부러져 빈둥거리며 책장을 넘기고 싶은 로망이 늘 있는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얼른 주말에 책싸들고 나들이 한 번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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