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는 때로 정말 눈먼 장님같은 짓을 할 때가 많다. 옆에 있을 때는 대충대충, 막상 없어지고 나면 그제서야 가슴을 치며 후회하는 일이 도대체 한 두 번이던가. 특히 가족들에게는 평소에 더 무딘 것이 사실이다. 성테레사님의 말처럼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과 같은 여정에서 어머니, 아버지, 동생, 누나, 언니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며 같은 집에서 같이 먹고 자고 소꿉장난하듯 함께 사는 사람들. 항상 옆에 있을 것만 같이 느껴져서, 아니 옆에 있는 것이 너무 당연해서 옆에 있다는 것조차도 인식하지 못할 때가 더 많은 사람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를 보면서 나는 이 작가와도 참으로 닮은 구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부모님 살아생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