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함께 산다는 것

호랭Horang 2006. 7. 1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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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우리의 1년 반 동안의 동거는 끝이 났다.
혹자는 룸메이트와의 불화로 인한 결별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곤 한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 무근의 스캔들일 뿐이며, 우리는 안타깝게도 “경제적 이유”로 헤어졌을 뿐이다. 감히 장담하건데 심지어 나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룸메이트를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녀와의 동거를 통해 “남과 같이 산다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결혼이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약 30%는 그녀 덕분이다.
어찌되었건 우리의 생활은 전통적인 “가족”이나 “부부”관계가 아닌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는,
그 자체로 충분한 삶의 형태라는 - 내가 전부터 생각해 온 바를 훌륭히 증명하며 - 결론에 도달했다.

내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 같이 사는 것이 서로 부대끼고 눈치보여 피곤한 것이 아닌, 하루의 쌓인 피로를 풀고 나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안식과 즐거움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재발견이 아닐 수 없었다.

다시 부모님 댁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또 회사도 당분간 옮길 일은 없어보이니 앞으로 결혼이라는 걸 하기 전에 다시 독립하여 살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가족들과 다시 같이 산지 2주가 되었다.
좋은 점도 있지만, 아직은 적응이 잘 안되어 그런지 대체로 답답하다. 물론 여기에는 나의 성격도 한 몫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나를 알기 때문에 애써 모른 척 지나가려고 하지만 잘 될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내가 이 다음에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살게 되었을 때 돈 때문에 헤어지는 일은 없도록 상대가 어려울 때 내가 기꺼이 지원해 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은 갖추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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