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애니] 별의 목소리

호랭Horang 2008. 2. 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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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함께 하던 친구이자 연인인 미나와 신우. - 내가 본 투니버스 한국어 더빙 버전에서는 주인공 이름이 미나와 신우였는데, 원작에서의 주인공 이름은 미카코와 노보루이다. -

일상을 함께 한다는 것은 평범하지만 놀라운 일이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차를 마시거나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교회에 가고, 함께 손잡고 거리를 걷거나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또 때로는 함께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는 것. 그리고 이 모든 순간에 함께 숨쉬면서 이야기 하기 때문에 눈뜰 때마다 숨쉴 때마다 생각나게 되는 것, 그리워하게 되는 것.

별의 목소리는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애니메이션이다. 

1. 미나의 이야기
"이 문자가 전송될 때까지 1년... 노보루는 나를 잊지 않을까."
"그냥 네가 있는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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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태양계 밖의 다른 행성(음...어딘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여튼 지구와 엄~청 먼 곳 -.-; 어렸을 때 만화에서 자주 나오던 지구방위대라고나 할까... 우주군대 같은 데인거 같음)으로 나가게 된다. 새로운 환경과 매일 계속되는 훈련 속에서 미나는 신우를 그리워하면서 종종 문자메세지를 보낸다. 문자는 둘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름의 먹구름, 시원한 소나기, 가을 바람냄새, 우산 속에서 둘이 듣던 빗방울 소리, 봄의 부드러운 흙내음, 한밤중에 함께 갔던 편의점, 칠판 지우개 냄새, 소나기 후에 피어나는 아스팔트 냄새.
당연했던 일상의 즐거움이 아련한 것이 되어가는 것을 깨달을 때의 슬픔이란...

2. 신우의 이야기
"그냥 미카코가 보내준 문자를 기다리기만 하는... 그런 내 자신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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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미나의 문자메세지가 도달하는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신우는 미나의 메세지를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신우는 포기하지 못한 것 같다, 아니 포기하지 않은 것 같다.

군데군데 흠집이 난 낡은 휴대폰.
신우는 미나가 떠난지 10년이 지난 후에도 같은 휴대폰을 쓰고 있다. 저렇게 낡도록 휴대폰을 버리지 못하게 만든 것은 바로 미나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이다. 

미나가 마지막 보낸 메일을 신우는 8년이나 지난 후에 받게 되고 이미 신우는 신문을 통해 함대의 소식을 들었지만, 그럼에도 신우는 오래된 휴대폰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기다린다. 그리고 미나를 잊지 못하고 그녀를 찾기 위해 또는 그녀와 같은 시간으로 살기 위해 자신도 미나가 갔던 우주를 향해 떠난다. 결국 기다리는 것을 포기했다는 신우의 말은 더 이상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3. 별의 목소리
처음에는 '별의 목소리'라는 제목이 아주 멀리 떨어진 별로부터 전달되는 미나의 목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닿아있진 않지만 신우가 매일같이 올려다보는 하늘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미나의 목소리 말이다.
그런데 이젠 신우의 목소리 역시 별의 목소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구라는 머나먼 별에서 들려오는, 꺼지지 않는 불빛과 같은 신우의 기다림이 미나에겐 별의 목소리인 셈이다.

있잖아... 노보루군.
우리들은 굉장히 굉장히
멀리 또 멀리 떨어져 있지만...
...
난 무엇을 생각할까?
미카코는
무엇을 생각할까?
...
우리들이 생각하는 건
오로지 한가지뿐
...
ここにいるよ。난 여기에 있어.


두 사람의 거리는 시간의 거리이고, 그리움의 거리이다.
시간과 공간 모두 떨어져 있지만,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기에 그들은 함께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미나가 죽은 것으로 나오는데, 소설과 만화에서는 미나가 죽진 않았다고 한다. 작가가 다르고 원작이 애니메이션이라 하니 결말에 대해 뭐라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미나가 죽지 않고 신우와 다시 만나는 것을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ㅠ.ㅠ


신카이 마코토의 1인 제작 애니메이션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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