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스와핑 신드롬

호랭Horang 2003. 10. 1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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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계속 충격적인(!) 부부 집단 성교환, 이른바 '스와핑' 적발 사건으로 신문과 방송, 인터넷이 뜨겁다. 일부 상류층의 반사회적이고 변태적이고 부도덕한 범죄행위로 법을 따로 정해서라도 처벌해야 하느냐 아니면 합의하에 당당하게 즐기는(?) 개인의 사생활이므로 처벌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냐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 하루 이틀 일이 아니므로 사실 그다지 새삼스럽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 스와핑이 도덕적, 윤리적으로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를 떠나서 남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성생활에 대해 불법적으로, 그러나 너무나도 당당하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촬영하고 언론에 유포하는 관음증적 행태의 정당화이다.

법적으로도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스와핑의 충격적인 행태만을 집중해서 부각시키고 엄연한 불법행위인 경찰과 언론사의 행태는 전혀 문제삼고 있지 않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또한 스와핑을 하다가 적발된 사람들의 속옷차림의 사진들 또는 그보다 더 적나라한 사진들까지 계속 유포해가며 눈을 부릅뜨고 침을 튀기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소위 실적과 시청률을 의식한 유치한 삼류 쇼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스와핑 적발을 위해 잠입수사를 하면서까지 사건의 전말(?!@#$)을 밝혀낸 경찰과 방송 제작진이 무슨 대단한 업적이라도 세운 듯 승리의 V를 그리며 인터뷰하는 뻔뻔스러움이다.

그 어떤 형태의 변태적인 사생활보다도 남의 침실을 계획적으로 덮치는 공권력과 이를 파렴치하게 찍고 도마 위에 올리는 언론이 훨씬, 백배 더 변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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