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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2

우리는 고통받는 자의 편인가 <남한산성>

작가 김훈의 문체는 늘 부담스럽다고 이야기 하면서도, 이상하게도 그의 글은 외면할 수가 없다. 과잉된 감정표현, 잔뜩 멋부린 듯한 문체, 난무하는 피동형의 문장, 말장난과 같은 반복되는 문구들... 그의 글들에 대해 반감을 갖게 하는 요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또 그의 책을 손에 든다. 이것이 그가 가진 카리스마일까. 병자호란 당시 청의 대군이 둘러싼 남한산성 안에 갇혀 있던 인조. 결사항쟁을 고집한 척화파 김상헌과 삶의 영원성이 치욕을 덮어줄 것이라는 주화파 최명길의 다툼 속에 갇힌 무력한 인조에게 삶은 그야말로 치욕을 견디는 나날일 뿐이었다. 감당할 수 없는 370년 전의 치욕의 역사를 읽는 나도 가슴이 답답해질진대, 그 치욕을 몸으로 견뎌내야만 했던 사람들의 무참함은 어떠했을까. 서문..

읽다 2007.11.18

<칼의 노래> 이순신, 그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칼에 대하여

칼의 노래는 매우 특이한 책이다. 여기에서 특이하다 함은... 일반적으로 소설이라는 문학은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이나 유별난 애정이 없이도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읽혀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칼의 노래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어서 자연스럽게 끝까지 읽게 되었다기보다는,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작가의 해석방법, 강함과 섬세함이 혼재된 독특한 문체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 끝장을 보게 한 책이다. 오히려 실상은 전혀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는 글이었다. 작가 김훈은 한국어가 도달할 수 있는 산문미학의 한 진경을 보여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는데. (한국소설은 그 단어의 미묘함 때문에 영역할 때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더니, 김훈의 문장을 다른 나라 말로 제대로 옮길 수 ..

읽다 200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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