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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시 돌아갈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말기. 이것은 열아홉살의 한 소년과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세상의 기준에서 많이 모자라다고 할 정도로 더럽게 못생긴 그 소녀는 소년과의 사랑을 통해 빛을 발하게 된다. 그리고 소녀뿐만 아니라 소년도 함께 서로의 빛을 밝혀간다. 그러나 이 소설은 "외모 이데올로기에 희생당하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연서(戀書)"에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이 소설은 인간을 이끌고 구속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많은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부끄러워야하고 힘들어야하는 누군가가 있어야만 하는 이 사회 시스템의 오류에 대한 지적이다. 우리 사회는 너무나 비슷한 사람들이 살고 있기에 조금의 다름도 용납하지 않는다. 잘생겼는지, 예쁜지, 좋은 학교를 나왔는지..

읽다 2010.02.07

연애의 작전

내가 생각하는 '연애'라는 단어와 '작전'이라는 단어는 참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아직도 비현실의 세계를 떠돌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왠지 연애를 작전이나 전략이라고 생각하면 슬퍼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솔직히 얘기하면 나도 한때 작전이라는 것을 써 본 적이 있다. 이름하여 감나무 작전. 감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누워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참으로 자연친화적이고 여유있는 작전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하지 않은채 상대를 배려하는 아름다움까지도 깃든 작전이다. 그러나 감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 감은 감나무 주위를 기웃거리며 화려한 작전을 펼치던 여우같은 기집애가 결국 따가버렸다. 나의 작전이 작전치고는 소극적이기 그지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마도 그 감은 내가..

쓰다 2009.10.24

연말

출장 후 피곤에 쩌들어 있다가 어제 아침 간만에 늦잠을 자고 나서는 창밖을 내다 보았는데 눈이 소복이 와 있더라. 사무실로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내가 좋아하는 매서운 바람이 싸대기를 찰싹찰싹 갈기는 것이 12월 2일, 아 이제 정말 겨울이구나, 제법 "겨울답게" 눈도 보여주고 찬 바람도 불어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예전 같았으면 연말에 무슨 공연볼까 설레하면서 이리저리 뒤적거리고 예매를 하고도 남았을 시간일텐데, 이메일 함을 가득 채운 연말 공연 소식 뉴스레터들을 개봉도 않은 채 휴지통에 옮기면서 나이먹어가는 탓인가 솔로인 탓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더라. 역시나 중도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렵더라. 너무 적극적이고 성급해서 일을 그르친 적도 있고, 너무 소극적인 감나무 작전(감나무 밑에 누워서 입..

쓰다 2006.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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