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온천여행은 치바현 훗츠시 카나야(千葉県富津市 金谷)라는 마을입니다. 날씨가 좋았을 때 다녀온지라 이번 포스팅은 사진이 좀 깨끗할 것 같습니다.
도쿄에서 전철을 이용해서 하나카나야역(浜金谷駅)으로 갈 수도 있고, 혹은 쿠리하마항(久里浜港)에서 페리를 타고 갈 수도 있는 바닷가 마을입니다.
지난번 요코스카편에서 쿠리하마항을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요코스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요코스카를 둘러보고 쿠리하마항으로 이동해서 카나야에 페리로 가는 것도 재미있는 루트가 됩니다. 전철로만 왔다 갔다 하면 지겨울 수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배를 타고 카나야에가서 돌아올 때는 전철을 이용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동하는 시간까지 새로운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도록요.
쿠리하마항에서 페리를 쉽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하나카나야역 일대의 바닷가 마을은 노코기리야마(鋸山)라는 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일본인 지인들에게도 물어보니, 하나카나야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해도 노코기리야마 하면 다 알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마을에는 매력적인 곳이 정말로 많습니다.
1. 카페 에도몽즈(カフェえどもんず)
이 카페는 건축년도가 언제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오래된 집을 개조해서 운영 중인데요. 원래부터 이 동네에 있던 건물이 아니라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던 히다타카야마로부터 옮겨온 집이라고 합니다. 눈이 많이 오던 동네에 있던 건물답게 지붕이 아주 가파르지요.
카페 주인이 커피에 대한 고집과 자부심이 높아서 도쿄의 커피 매니아들도 찾아갈 정도로 유명한 집입니다. 간판에 커피도(道)라고 쓰여 있습니다.
무척이나 낡은 건물에 내부도 빈티지풍으로 꾸며져 있는데요. 일본 전통의 말차를 팔아야 할 것 같은 이곳에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전혀 낯설지 않고 의외로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사실은 이 커피숍 근처에 사스케 식당이라는 엄청나게 유명한 식당이 있습니다. 밥을 먹으러 갔다가 너무나 긴 줄에 포기하고 주변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곳이었습니다만, 너무 좋은 커피 타임이었습니다.
2. 노코기리야마 미술관(鋸山美術館)
2010년에 마을의 부흥을 위해서 건립했다는 이 미술관은 돌과 예술의 마을 카나야를 표방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시품은 솔직히 말씀드려서 마을과 잘 어울리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만...
전시보다는 미술관 주변의 정원이 너무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마음에 쏙 드는 곳이었습니다.
3. 카나야 마을
저는 이 곳을 생각할 때 '평화롭기 그지없는 바닷가' 란 문구가 떠오르는데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이 마을 근처의 노코기리야마에 가는 반면 마을에서는 별로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카페에도 미술관에도 그리고 마을에도 사람들은 별로 없었는데요. 그만큼 조용하고 한적하게 마을을 둘러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치바는 솔직히 도쿄와 접해있지만, 실제로 다녀보면 교통도 불편하고 생각보다 볼거리도 없는 편이죠. 그리고 다른 일본 시골마을에 비해서 지저분하다고 할까요? 하지만 카나야는 그렇지 않고, 아주 깨끗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바닷가 잔디밭에선 여유롭게 캠핑을 즐기기도 하고요.
마을 한가운데로 맑은 강물이 흘러가기도 했습니다.
깨끗한 항구에는
커다란 새가 어슬렁 거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요.
마을에서 만난 터줏대감 고양이가 '왠 놈들이냐' 하길래
'나쁜사람 아냐'하고 손을 내밀어 봤습니다. 그랬더니...
먹더군요.
오늘 온천로드라고 해 놓고 온천에는 아직 가지도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진짜 온천이 등장하는 2편을 올릴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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