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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짝패

짝패 - 한 짝을 이룬 패. 단짝. 영화 전체가 액션으로 가득 찬 느낌. 액션의 밀도가 매우 높다. 특히 일대일 액션의 비장감보다는 최소 50 대 1 정도 되는 집단난투극의 로망을 한껏 발산하였다. 류승완과 정두홍이 만난 영화인데 오죽하랴. “이제부텀 전쟁이유~!” 기존의 조폭 영화들은 주로 터프한 경상도 사투리나 살벌한 전라도 사투리가 주류였다. 그런데 충청도 사투리가 이렇게 무섭고 끈적할 줄은 정말 몰랐다. 느린 억양으로 천천히 그러나 살벌하게 피를 말려 죽이는 듯한 느낌이 더욱 극대화 된다. 뾰족한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숟가락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더욱 잔인한 것처럼. 친구의 원수를 갚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는, 기본 스토리도 매우 심플하다. 그렇다고 왕재의 죽음에 얽힌 여러가지 사건과 정황..

보다 2006.05.28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나는 책임감이 강하다, 아니 책임감에 집착이 있다. 그래서 이 망할 놈의 책임감이 정말 지긋지긋하게 싫다. 한 개인이 특정 집단에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족이라는 집단에게 느껴야하는 이 근거 모를 빚진 듯한 감정의 정체는 개인의 의사 결정에 간섭하고, 개인을 지배하고, 개인의 자의식 속을 스멀스멀 파고드는, 과히 유쾌하지는 않은 종류의 느낌이다. 가족을 수많은 집단 중 하나쯤으로 규정하는 것조차 금기로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래서 이안 감독의 영화가 좋다. 잭과 에니스는 20년의 긴 시간 동안 서로를 깊이 사랑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사랑이 남에게 보여지는 것이 두려워 다른 이성을 만나 결혼을 하고 가족을 꾸리고 위장된 삶을 살아간다. 특히 에니스가 지고 있는 삶의 무게는 책임감을 빙자한 도..

보다 2006.05.01

[뮤지컬] Producers

공연 전 프로그램을 사서 간단히 읽었다. 오.. 이렇게 재미없을 것 같을 수가. 역시 작품성은 대중성과는 별개의 이야기이군. OTL 그래도 국립극장은 참 멋있는 곳이니까 여기에서 야경을 보는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야... 이렇게 생각하고 자리에 앉았다. 인위적인 느낌이 다분한 첫 곡, 생경한 무대... 역시 나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앞으로의 두 시간이 매우 걱정됐다. 더군다나 내가 먼저 보자고 한 것이라, 괜히 피곤한 옆사람 꼬셔서 재미없는 거 보게한다는 민망한 마음까지.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주아주 재밌다. ^--------^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을 스토리 속으로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 내가 우려했던 썰렁함은 전혀 없었고, 시놉시스도 매우 흥미있었다. 번역이나 개사도 나름대로 ..

보다 2006.02.06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 인.연.

* 주의!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다음 기회에 읽어주셈 * 에서 윤경(이요원)은 이런 말을 했다. "인연이란 실수나 우연까지 포함하는 것 같아요." 하나님이 인연으로 맺어놓은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무심히 스쳐 지나갈 때 그걸 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까울까... 그렇게 안타까울거면서 왜 인연에 실수나 우연까지 포함을 시키신 건지 모르겠다. 실수나 우연 때문에 꼬인다면 그 역시 인연이 아닌 거라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광식(김주혁)의 말대로 인연이 나타날 때 벨이 울린다든지 하는 명확한 신호가 온다면 너무나 좋을거다. 그런데 때로는 별다른 신호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것이 결정적 신호라며 나름대로 자의적인 해석을 하곤 한다. 인..

보다 2005.12.01

[영화] 달콤한 인생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 뿐이다’ 인생에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다. 그 매 순간의 선택마다 사람들은 각자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 우리의 선택은 가장 객관적인 것이 아닌 경우가 많고, 실상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혹에 흔들리고 있음을 나중에,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된다. 인간의 욕망이 결국 인간을 파멸로 이끌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파멸'이 뭐 별거냐... 지가 하고 싶은거 못하면 그것도 역시 정서의 파멸인거다. 욕망을 쫒아 순간의 달콤함을 느끼면서 사는 거 그게 바로 인생이다. La Dolce Vita. 이병헌, 각 잡고 걸어다니는 모습 정말 멋있다. 음악도 매우 적절하다. 김지운 감..

보다 2005.10.16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7일간 제대로 사랑에 빠진 커플들의 이야기 어떻든 인생은 좋은 것이다. 다들 힘들게 인생을 꾸역꾸역 살아가고들 있지만 그 안에는 절망만이 녹아있는 것은 아니다. 착한 영화.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영화 중 하나이다. p.s. 근데 임창정 커플은 좀 궁상맞다.. 약간 아쉬웠던 점 ☞ 한국판 러브액츄얼리라고 하는데, 그건 좀 아닌 듯 (러브액츄얼리는 정말 유쾌 그 자체!) 감독 : 민규동 (2005) 배우 : 임창정, 엄정화, 김수로, 주현, 정경호, 황정민 등

보다 2005.10.16

[TV] Sex and the City - Lights, Camera, Relationship

라는 드라마를 처음 보았다. 남자들은 이 드라마를 싫어한다고 한다. 내 생각엔 그건 아마도 이 시트콤에 나오는 네 명의 주인공들이 나이 많고, 못생기고 (스타일리쉬 하지만 예쁘진 않은 것이 사실), 드세 보이고, 섹스를 밝히는 것이 못마땅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반면 여자들이 이 시트콤을 좋아하는 이유는 나이 많아도 나이에 어울리게 아름답고, 못생겨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으며, 자기가 하는 일에서 인정받으며 씩씩하고 살아가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멋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연히도 내가 본 에피소드가 Season 6 중 캘리의 성공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 하는 남자친구의 이야기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자들은 자기 여자가 더 많이 배우고 더 크게..

보다 2005.09.18

[영화] 친절한 금자씨

금자씨는 친절하다. 왜냐하면 자기가 왜 감옥에 갔는지, 왜 복수를 하려하는지, 누구에게 복수를 할 것인지를 미리 다 알려주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올드보이'('복수는 나의 것'은 아직 못봤다)보다 훨씬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채 꼬이고 꼬이고 계속 꼬이는 - 이런 것을 미스테리라고 부른다면 할 말 없지만 - 스토리는 쫌... 처음부터 금자씨는 복수를 계획하는 사람이고 그 밖의 다른 짜잔한 스토리의 앞단은 과감히 생략하는 센스가 맘에 든다. 박찬욱 감독 복수 3부작의 완결편이라고 하는데, 사실 금자씨의 복수는 복수라기 보다는 속죄에 가깝다. 복수를 하고 난 후에도 그녀의 영혼은 구원받지 못하는데 이것이야말로 복수의 허무성과 무력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이영애의 완벽한 그..

보다 2005.08.03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거짓말에 천부적 재능을 가졌다고 믿는 영주(김하늘)은 가석방 출소 후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시골뜨기 약사 희철(강동원)의 반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반지를 돌려주기 위해 희철의 고향으로 가게 된 영주는 뜻하지 않게 희철의 가족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한 때 온갖 유치한 제목을 달고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던 얼토당토 않은 한국영화들 사이에서 는 유사한 컨셉으로 낙인찍히기에 충분한 겉모습을 갖추고 있다. 역시 유치한 제목, 신인감독, 얼짱 신드롬에 영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도 남을 주연배우까지. 그러나 이 영화에 대한 그런 편견은 억울하다. 상큼한 코미디와 풋풋한 로맨스가 잘 버무려져 있는데다가, 탄탄한 버팀목인 조연배우들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에는 그야말로 선을 넘지않는 깔끔한 ..

보다 2005.02.12

[영화] 말아톤

나도 한 때(ㅠ.ㅠ) 달리는 것을 좋아했다. 어떤 사람들은 달리다보면 잡생각을 잊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지만 나는 달릴 때 오히려 여러 가지 생각을 찬찬히 할 수 있어 좋았다. 다섯 살 초원이도 그런 느낌이 좋아서 달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원이에게 있어 마라톤은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수단이 아니라 현실과 소통하게 해주는 통로가 아니었을까. 억지스럽지 않은 웃음과 감동을 주는 영화. 조승우와 김미숙, 환상의 캐스팅이다. 감독 : 정윤철 (2005) 배우 : 조승우, 김미숙

보다 200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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