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미래를 읽는 기술(The Art of the Long View)

이상민의 삼성행,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상민 본인은 물론이고, 이상민의 팬들, 무리수를 두었던 KCC, 서장훈을 잃어 전력에 큰 손실을 볼 것 같았지만 뜻하지 않게 거물을 잡게 된 삼성, 그리고 이상민과 같이 뛰고싶어 KCC를 택한 서장훈에게까지 이번 사건은 정말 의외이고 또 충격이었다. KCC가 그렸던 시나리오 안에 이 결과가 있었을까. 아니면 KCC는 전혀 준비없이 그저 설마하는 마음으로 일을 저지른 것일까.

우리는 점쟁이가 아닌 이상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시나리오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기 보다는 미래를 인식하는 것에 가깝다. 미래에 있을 법한 여러가지 상황들을 이해하고 각각의 상황이 닥쳤을 경우 최선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그림들을 그려보는 것이다.

이상민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KCC의 꼼수(?)는 아마도 가드진이 풍부한 삼성이 KCC 프렌차이즈 선수라는 이상민을 게다가 나이도 많은 그를 설마 데려가겠느냐 하는 어처구니 없는 순진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싶지 않은 결과는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기업경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곤 한다. KCC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함으로써 우리는 그런 Risk들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응할 수 있다.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원래 군사전략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정치, 경제적 상황 뿐만 아니라 기업의 미래 경영전략, 그리고 개인의 삶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에 있는 어떤 주제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다.

이 책에는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영전략가인 피터 슈워츠가 지난 30년 동안 미래예측을 위해 활용했던 여러가지 기법들이 담겨있다. 시나리오는 무엇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시나리오 개발과정에 이르기까지 주제들이 상세한 예시와 함께 제시되어있어, 요즘 작업 중인 시나리오 과제에 큰 도움이 되었다. - 이 "과제"란 처음엔 시나리오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배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 -  

준비하지 않는 개인과 기업에게는 미래가 와도 소용없다.


피터 슈워츠 지음/박슬라 옮김
비즈니스 북스(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