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영화] 코코샤넬

호랭Horang 2009. 9. 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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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약간 있습니다. 주의.

전세계인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인 "샤넬"을 탄생시킨 디자이너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일생을 그린 영화... 라고 했다. 그리고 포스터에는 <2009년 8월, 샤넬의 탄생 스토리가 펼쳐진다> 라고 되어있다. 
아... (두근두근) 샤넬은 도대체 어떻게 탄생한 브랜드일까, 도대체 샤넬이란 여자는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얼마나 눈이 즐거울까 등등의 상상을 하며 극장에 들어간다면 당신은 98% 실망한다.

샤넬은 뭔가 다르고 확실히 파격적이었다. 모두들 타이트한 코르셋과 풍성한 드레스, 우스꽝스러우리만치 큼직하고 화려한 모자로 치장하고 있을 때 그녀는 깔끔하고 심플하고 실용적인 옷을 고집했다. 20세기초 사람들 안에 21세기의 사람을 갖다 넣어놓은 듯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영화는 그녀가 디자이너로서 어떤 교육을 받았고 당대의 패션에 어떤 도전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 120분 영화중 110분은 그녀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두 남자 - 발장과 보이 - 와의 연애와 사랑, 5분은 파리에서 모자를 만드는 그녀, 그리고 마지막 5분간은 사랑했던 남자 보이가 죽고나서 일에 몰두하여 밤낮으로 옷을 만드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정작 눈이 즐거운 부분은 마지막의 패션쇼 약 2~3분 동안이라 하겠다. -.-; 즉, 영화의 주요모티브는 디자이너로서의 삶이 아닌 그녀의 꿈과 사랑. 
 

따라서 이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잘 나타내는 것은 맨 위의 사진보다는 이것.


이런 뛰어난 재능과 감각을 가진 그녀의 원래의 꿈은 뜻밖에도 가수였다. 낮에는 재봉일을 하며 밤에는 카페에 나가서 노래를 부른다. 오디션에서 합격하여 가수로 데뷔하는 것이 그녀의 목표. 마치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과 무관하게, 혹은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고 다른 길에 대한 동경을 품는 것을 보는 것 같아 인간적으로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당대의 보통 여성과는 달리 직업을 가지려 했고 돈을 벌려 했고 관습을 싫어했던 샤넬이었지만, 그녀를 디자이너의 세계로 이끌고 성공하게 만든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는 이야기의 구조는 조금 허무하다. 왜 모든 걸 사랑으로 연결시키는거야! 싫어, 싫다규. 

 
감독 : 안네 폰테인
주연 : 오두리 토투
'09.8.29 압구정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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