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스릴러, 반전의 압박에 시달리다 <시크릿>

호랭Horang 2010. 5. 2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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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의도하지 않았던 어떤 행동들이 상대방에게는 치명적인 상처와 고통을 줄 수 있다. 용서할 수도, 용서받을 수도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까. 성열(차승원)과 지연(송윤아)는 차 안에서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말한다. 우리는 이제 서로의 비밀을 말해야 한다고.

그렇지만 정말 서로의 시크릿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전과 같을 수 있을까. 같은 마음일 수 있을까.


흥미로운 주제다. 그러나 모름지기 스릴러라면 반전이 있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우리는 그걸 시크릿에서 본다. 기-승-전 까지는 좋았는데 마지막이 '병'. (ㅡ,.ㅡ)

우연히 퇴근버스 안에서 시크릿을 보게 었는데, 너무 흥미진진해서 내려야 할 정류장이 되었는데도 버스에서 내리기가 정말 싫을 정도였다! 이런 제길헐헐헐~! 약속 취소하고 당장 집에 달려갈 뻔 했다가 참았다. 볼 일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다운받아서 다시 보기 시작했다.
 
물론 지연(송윤아)을 범인으로 몰고가는 모든 확실한 정황들이, 그녀는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럼 누가 범인일까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하는 감독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대단한 흡인력을 보였던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로 가면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마지막 반전을 위해 스토리를 차곡차곡 쌓아올려가는 뒷심이 부족했던 탓이 아닐지. 차곡차곡 쌓이던 탑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충격과 원래부터 위태위태하던 탑이 (예상대로) 무너지는 것의 충격의 차이는 너무나 극명하기 때문이다.

차승원과 류승룡의 연기가 특히 뛰어나다. 개인적으로 차승원은 조금만 더 못생겼더라면 더 훌륭한 배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 우리 머릿속에 있던 수많은 후줄근한 형사와는 180도 다른, 콧수염을 기르고 멋진 정장을 입고 다니는 조각같은 몸매의 잘생긴 형사 캐릭터로 몰입을 방해했다.  

감독 : 윤재구
주연 : 차승원, 송윤아, 류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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