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태섭아 울지마 <인생은 아름다워>

호랭Horang 2010. 6. 9. 22:35
반응형
벌써 삼주째, 주말만 되면 엉엉 울고 있다. 
왜냐고? 바로 이 녀석들 때문.

참 연기 잘 하십니다요~ 태섭(송창의)만 보면 입이 귀에 걸리는 경수(이상우), 귀여운 커플♡


김수현 작가의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도심에서의 시크한 생활들로만 포장되어 있는 드라마들 사이에서, 관광지 제주도가 아닌 삶의 터전으로서의 제주도를 보는 것은 우선 신선하다. 노부모를 모시며 펜션을 운영하는 부부, 의사인 큰 아들, 스쿠버다이빙 강사를 하며 펜션 일을 돕는 작은 아들, 리조트의 데스크에서 일하는 큰 딸과 대학생인 작은 딸. 평범한 인물들이고 단조로운 삶들이지만 <인생은 아름다워> 안에서는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특히 최근 몇 회는 큰 아들 태섭(송창의)의 동성애 커밍아웃으로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그러나 "엄동설한 삭풍 속에 우리 애기 벗겨 세워놓지 말자."라는 태섭엄마 민재(김해숙)의 대사에서 김수현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다름을 대하는 따뜻한 시선'에 대한 갈구의 메세지를 본다. 본인의 기호가 아니라 그렇게 태어난 죄 아닌 죄를 가족이 아니면, 부모가 아니면 누가 먼저 품어줄 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울타리보다 더 크고 따뜻한 곳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가족이 그러하지는 못한 것이 현실이겠지. 경수(이상우)의 가족처럼 부모님조차 자식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외면하는 현실에서 성적 소수자들을 편견없이 같은 사람으로 봐준다는 것이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을 위해서 숨쉴 구멍 정도는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니 인생 책임져 주지도 못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너 목조르면 좋겠어요?

누가 감히 남의 인생에 대해 허락도 없이 끼어들고 판단해도 된다고 했기에 우리 사회는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가족들이 모두 보는 시간대의 공중파 드라마에 이런 주제를 방영해도 되냐는 항의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동성애를 미화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 주장을 너무나도 당당히 펼치는 이들의 무지함과 잔인함, 편협함이 원망스럽다. 동성애는 당신이 반대하거나 찬성할 그런 대상이 아니라고요~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고 포용해야 한다. 아니,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은 접어두고 그냥 인정해야 한다. 김수현 아줌마는 팬도 많고 안티도 많지만, 그녀가 이 드라마를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시선을 만들어가는데 일조한 것만은 확실하다.

쓰다보니 태섭-경수가 포스팅의 중심이 되어버렸지만, 이 드라마에는 딱히 이렇다할 주인공이 없다.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두 각각의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왜 인생이 아름답다고 하는지, 왜 가족이 소중하다고 하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너무나 '정상적'인 드라마를 본다. 사랑하는 연인이 알고보면 배다른 남매, 연결하기 어색하면 남발되는 기억상실증, 아는 사람끼리 엇갈리는 사랑의 작대기들, 꼬이고 꼬이는 삼각 또는 사각관계, 오직 복수를 위해 눈이 뒤집힌 한가한 사람들로 가득찬 막장드라마의 향연 속에서 너무나도 평범하고 잔잔한, 그래서 오히려 눈에 띄는 가족드라마가 바로 <인생은 아름다워>이다.  

태섭이, 경수,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이제 더 이상 울지 말고 행복하길 바란다. ^^
지구인이 모두 행복하게 사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시는 분들이라면 아래 손가락 한번 꾹~ 눌러보아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