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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감독 : 곽재용 (2004) 주연 : 전지현, 장혁 엽기적인 그녀 2. 전지현을 위한 영화. 극장 안은 완전 여탕이었다. 물론 나도 여자 두 명과 같이 봤지만... 역시 전지현은 여전히 느무느무 예뻤다. 사실 도 아슬아슬한 오버의 경계에 있긴 했지만, 이 영화는 그 경계를 아쉽게도 넘어버린 경향이 있다. 쉴 새 없이 웃겼다 울렸다를 반복하고 거기다가 어줍잖은 액션 스릴러까지 살짝 넘어서는 등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노리고 만들었다는 것을 너무나 솔직히 고백하고 있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영화를 보면 영화 자체에 편견없이 집중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영화보기 전에는 영화평이나 영화내용이 담긴 잡지, TV는 거의 안 보는데 (내가 젤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일욜날 하는 영화소개 프로그램...) 그래서..

보다 2004.06.06

[책]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 웅진닷컴 누구나 자기자신에 대한 기억은 특별하다.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니 특별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게 당연하지... 어쨌든 이 책은 제목이 특이해서 옛날부터 한 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주말에 집에서 뭐 좀 읽을 거리 없나하고 이것 저것 뒤지다가 동생 방에서 발견. 지은이의 어린 시절 박적골에서의 추억을 그린 부분, 특히 할아버지와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기억이나 친구들과 둘러 앉아 똥누기놀이를 하는 부분에 대한 묘사는 너무나 황홀하다. 그 장면을 읽으면서 오영수의 가 생각나는 것은 시골 생활에 대한 나의 기억을 지배하고 있는 그 '범버꾸 범버꾸'의 유쾌함 때문일까. 그러나 작가의 그 밖의 다른 '기억'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큰 감동으로 와닿지 않는다. 그의 인생 자체가 ..

읽다 2004.06.06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일단 제목이 조금 유치하여 보기가 약간 꺼려졌으나 너무 좋다, 재밌게 잘 봤다는 말을 주위에서 하도 많이 들어서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시도... 는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가 『블루 Blu』와 『루소 Russo』란 각각의 제목으로 출간한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중세회화 복원사로 일하고 있는 준세이는 과거의 연인 아오이를 잊지 못한다. 우연히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된 준세이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밀라노로 달려가지만, 그녀 곁엔 이미 마빈이라는 다른 느끼한 남자가 있다. 어색한 만남을 뒤로 한 채 공방의 일도 그만두고 일본으로 돌아오는 멋진 준세이. 원래 구레나룻이 있는 남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오우~ 준세는 전혀 느끼하지 않고 귀엽고 얼빵해보이면서..

보다 2004.06.01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감독 : 홍상수 주연 : 유지태, 김태우, 성현아 첫 장면부터 끝장면까지 "나 홍상수 표 영화임"이라고 써붙이고 있는 영화. 남자들의 속물근성을 말하고 싶은 건지 지식인의 허위의식과 궤변에 대해 비판하고 싶은 건지 사랑과 섹스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건지. 여자가 왜 남자의 미래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나저나 유지태가 너무 아저씨같이 변해서 실망이다. 봄날은 간다의 그 순수한 청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살이 디룩디룩찌고 느끼하게 웃는 징그러운 변태아저씨가 되었다. ㅠ.ㅠ 2004.5.5, 시네시티

보다 2004.05.06

[뮤지컬] 맘마미아!

영화 '뮤리엘의 웨딩'을 보면 못생긴 뮤리엘과 그녀의 친구(이름은 생각 안나는데 나중에 다리 다치게 되는 머리 짧은 사람)가 낯선 사람들 앞에서 아바의 곡(dancing queen과 waterloo)을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신이 난다. 내가 만약 그 자리에 있는 관객이었으면 일어나서 같이 노래하고 춤추고 싶을 정도로. ^^ ABBA의 노래들은 친숙하고 흥겹다. 70년대에 만들어진 곡들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들어도 촌스럽다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친화력있는 멜로디를 선택함으로써 일단 는 생소함에서 비롯되는 지루함이라는 뮤지컬이 가질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고 시작한 작품. 독립적이고 강한 어머니 도나와 그녀의 딸 소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삶의 이야기들을 적절하게 잘 버무려낸 것 같다. 정말 신기한 것은 ..

보다 2004.04.17

<해변의 카프카> 사막같은 소년의 이야기

「 그 폭풍은 그러니까 너 자신인거야. 네 안에 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러니까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모든 걸 체념하고 그 폭풍 속으로 곧장 걸어 들어가서 모래가 들어가지 않게 눈과 귀를 꽉 틀어막고 한 걸음 한 걸음 빠져나가는 일 뿐이야. 그 곳에는 어쩌면 태양도 없고 달도 없고 방향도 없고 어떤 경우에는 제대로 된 시간조차 없어......(중략)......그리고 물론 너는 실제로 그 놈으로부터 빠져나가게 될 거야. 그 맹렬한 모래폭풍으로부터, 형이상학적이고 상징적인 모래폭풍을 뚫고 나가야 하는 거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 놈은 천 개의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네 생살을 찢게 될거야. 몇몇 사람들이 그래서 피를 흘리고, 너 자신도 별 수 없이 피를 흘리게 될거야... 그리고 그 모래폭풍이 그..

읽다 2004.04.03

[책] 우마드(Womad)

지은이: 김종래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 펴낸곳: 삼성경제연구소 2003년 12월 몽골 전문가 김종래는 이 책에서 新유목 사회이자 新모계 사회인 현대 사회의 중심에서 등불처럼 살아가는 여성들을 우마드(Woman + Nomad = Womad)라 규정하고 '진정한 우마드는 누구인지', '왜 우마드의 시대가 나타났고 그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해 박진감 있고 재미 있게 설명하고,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우마드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또한 위기상황을 헤처나갔던 한국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고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북리뷰가 엄청나게 날아오길래 나름대로의 기대를 갖고 책장을 펼쳤으나... 이 책은 전반에 걸쳐 소위 '여성'하면 떠오르는 식상한 개념들에 대한 일말의 고민없이, 그러..

읽다 2004.03.08

웃긴 넘들

정치자금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서 몇 억 쯤은 우습게 느껴지고, 몇십억 몇백억은 되어야 아~ 니가 돈 좀 제대로 만져봤구나야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10분의 1 안넘으면 깨끗한 거냐... 진짜 우끼다. 평생 자기 손으로 장사 한번 안하고 띵까띵까 국회 출석조차도 제대로 안하면서도 나중에 다 번듯하게 잘들 사는거 보면 정말 남는 장사이긴 한가부다. 그러니까 그 남는 장사를 더 많이들 해먹으려고 하는 일도 없으면서 머릿수만 늘리려고 하지. 당신들한테 퍼주려고 세금 낸 거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어 죽겠는데 더 달라고? 국민 무서운 줄 알아라. 지금이 어느 때라고... 진짜 우끼다. 자신의 그릇을 알고 까불어라. 정치는 "Show"다. 쇼면 쇼답게 해라. 프로답지 못한 넘들.

쓰다 2003.12.18

너무나 즐거워보였던 오후 풍경 하나

어제 오후, 사람들과 약속이 있어 학교 앞에 갔었습니다. 그다지 춥지 않은 날씨에 낯익은 거리에 서서 좋은 사람을 기다리는 기분은 항상 상쾌합니다. 기다리고 있는데 풍선과 리본으로 꽃단장을 한 결혼식 승용차 한 대가 제 앞을 지나가더군요. 신랑 신부로 보이는 듯한 사람이 선루프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서있었습니다. 신부는 매우 쪽팔린 듯 했습니다. '학교에서 결혼을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만보니 그 뒤를 9대의 승용차가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전부 다 리본을 두르거나 아니면 안테나 끝에 작은 표식을 달고 말입니다. 다들 신랑 신부를 축하해 주는 친구들인 것 같았습니다. 세차도 안한 꼬질꼬질한 차들을 끌고 줄줄이 가더군요. 그렇게 학교 한 바퀴를 돌더니 (참고로 이것은 학교 안에 돌데라곤 기숙사와 ..

쓰다 2003.12.01

[영화] 나무를 심은 사람 - 그가 심은 것은 나무가 아니라 희망이다

요즘 영화보기를 비롯한 모든 문화생활과 담을 쌓는 생활이 몇 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연일 날아드는 영화며 연극, 각종 공연들을 안내하는 무수한 e-mail들만이 내가 한 때는 오만 군데 회원가입까지 해가며 엄청 쏘다녔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러던 와중 연구실 선배의 추천으로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영화를 알게 되어 컴퓨터로라도(!) 볼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른다. ㅠ.ㅠ Jean Giono가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을 Frederic Back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으로 1988년 아카데미 상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긴 세월동안 황무지에 묵묵히 나무를 심어오던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노인의 이야기이다. 건강하고 실한 도토리 백 알을 정성스럽게 골라 사막과도 같..

보다 200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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