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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13

글쓰기에 대한 단상

영화 에 보면 문성근(극중 이름 생각 안남)이 이런 말을 한다. '작가는 한이 많아야 한다...' 훌륭한 작가가 되려면 고생도 많이 하고 맺힌 것도 있어야 하는데, 부유한 집에서 고생모르고 어렵지 않게 자란 자신은 태생적으로 작가가 될 수 없다고 한탄하면서 하는 말이다. 난 작가도 아니고, 글쓰기를 내 업이라고 생각지도 않으며, 글이 너무 좋아 없으면 죽고 못살 것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습관적인 압박감(?) 비슷한 것을 느낀다. 아마도 내가 평소에 말로 내 생각을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글이라도 쓰면서 나를 표현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추측에 불과할 뿐이며, 그 압박감의 진정한 뿌리가 무엇인지는 나 자신도 정말 알 수가 없다..

쓰다 2003.11.09

스와핑 신드롬

요며칠 계속 충격적인(!) 부부 집단 성교환, 이른바 '스와핑' 적발 사건으로 신문과 방송, 인터넷이 뜨겁다. 일부 상류층의 반사회적이고 변태적이고 부도덕한 범죄행위로 법을 따로 정해서라도 처벌해야 하느냐 아니면 합의하에 당당하게 즐기는(?) 개인의 사생활이므로 처벌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냐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 하루 이틀 일이 아니므로 사실 그다지 새삼스럽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 스와핑이 도덕적, 윤리적으로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를 떠나서 남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성생활에 대해 불법적으로, 그러나 너무나도 당당하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촬영하고 언론에 유포하는 관음증적 행태의 정당화이다. 법적으로도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스와핑의 충격적인 행태만을 집중해서 부각시키고 엄..

쓰다 2003.10.16

김근태 이야기

며칠 전 스포츠 투데이를 보니, ‘바른사회 밝은정치 시민연합’이라는 시민단체에서 조순형 민주당 의원과 김근태 국민참여통합신당 원내대표를 16대 최우수의원 1, 2위로 뽑았다는 기사가 나와 있었다. (선정기준은 입법활동과 출결석,공약 실천,바른 정치 구현,품위 등으로 국회의원 보좌관과 국회출입기자단,전국 대학생과 성인 남녀 1,000여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로 했단다.) 김근태는 우리 나라 정치가 답지않은(?) 정치가이다. 엄한 짓을 해서 혼자 나가 떨어지는 나이브함을 보여줘 때로는 정말 황당하기도 하지만 사실 나는 그런 그가 좋다. 양심선언 내부고발자였던 그는, 내부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몰염치한 이 곳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완전히 바보가 되었었다. 혼자만 깨끗한 척하고 파..

쓰다 2003.09.28

[책]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 해냄출판사 『 참다운 삶을 바라는 사람은 주저말고 나서라. 싫으면 그 뿐이겠지만, 그럼 묘자리나 보러 다니든가. - 오든 』 '삶'을 충만하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일상을 대하는 태도에 정성을 다할 필요가 있다. 집중해야 할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이 어떤 목표도 갖지 못하고 마지못해 일을 하는 상태보다 삶의 질을 끌어올려 준다. '몰입'이란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물 흐르듯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느낌을 표현하는 말이다. 몰입의 경험은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는 강렬한 삶을 선사한다.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있어도 재능의 개발에는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성숙한 재능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삶을 훌륭하게 가꾸어주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깊이 빠져드는..

읽다 2003.09.14

서른 살의 꿈

언제부터 이런 꿈을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내겐 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서른 살"이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된다고? 같이 교육 받는 동기들과 우연히 이런 얘길 하게 되었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나이 어리고(?) 싶어 한다는데, 굳이 서른 살이 되고 싶다는 나에게 묻는다. "서른 살에 뭐할 거예요?" . . . 나는 그냥 웃는다.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그들은 이미 서른을 지난 친구들이다. 그들은 스물일곱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서른을 지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친구의 홈피에서 때마침 만화 하나를 보았다. 서른 살이 되면 뭔가 안정되고, 길이 보이고, (지금보다는) 확신에 찬 모습을 한 내가 서있을 것만 같다. 남들보다 모험하는 것을 즐기지만 그것은 치..

쓰다 2003.09.09

[책] 달라이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하워드 커틀러 지음 / 김영사 / 2001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집과 돈과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당신이 이미 행복하다면 그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이런 류의 문구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런 말들은 읽는 사람들을 -적어도 나에게는- 끝없는 허무주의로 몰아가는 감상적인 말장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는 21세기의 가장 믿을 만한 인물이자 최고의 지성으로 뽑힌 지도자이다. 그런 그의 행복론 첫 장, 나는 적잖이 실망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차츰 차츰 나는 그가 왜 행복을 말하는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행복을 위해서는 자비심을 가져야 하며, 자기 스스로 고통을 받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을 극단적인 생..

읽다 2003.08.27

[책] 핵심에 집중하라(Profit from the Core)

원제 - Profit from the Core; Growth Strategy in an Era of Turbulence by Chris Zook & James Allen, 청림출판, 2002 1. 성장의 필사적 추구 - '지속적인 성장’이란? : 총 매출과 이윤 모두가 성장하는 것, 즉 일정한 기간에 걸쳐 총 주주 수익(TSR)이 자본 비용을 초과하는 것 - 지속적인 가치 창출 기업 중에서 복합 기업은 GE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기업은 1개, 혹은 많아야 2개의 핵심 사업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이를 기반으로 본래의 핵심을 새로운 고객, 경로, 제품 또는 응용 분야로 확장함으로써 그것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단계적으로 인접 영역으로 진출한다. 2. 수익..

읽다 2003.08.26

[전시] <오노 요코 YES YOKO ONO>展 - 그녀는 마녀인가

- "여자는 세상의 깜둥이다." - 존 레논의 부인. - 비틀즈의 활동을 단축시킨 원인이 되어 마녀라 불리운 동양인 여자. 내가 오노 요코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그러나 나는 그녀에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저 난 그녀를 잘 몰랐다. 로댕갤러리는 내가 서울에서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이다. 시청 앞 삼성본관을 지나 삼성생명 빌딩쪽으로 가면 바닥에 분수가 있다. 여느 분수처럼 연못을 만들고 그 안에 분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거리에, 내가 다니는 길에 드러나 있다. 분수를 기분좋게 지나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면 로댕의 지옥의 문이 전시되어 있다. 지옥의 문을 한 번 다시 쳐다봐 주고 전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존 레논이 말하길 그녀는 the most famous unkowm artist라고 했..

보다 2003.08.21

<오래된 정원> 갇힌 시간 속의 영원한 공간

몇 해 전 신문 지상을 달구었던 작은 전쟁 하나가 있었다. 2000년 황석영의 조선일보 동인문학상 수상거부로 시작된 황석영-이문열의 논쟁, 그리고 이상한 방향으로 비틀어져 나아가서는 안티조선일보 논쟁에 이르기까지. 그 때 나는 작가 황석영에 대해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았다. 아니,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단지 난 이문열과 그의 논조를 싫어했기 때문에, 그 반대편에 서있었던 황석영에게 호의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우연히 을 발견하고 이것이 바로 그 문제의 작품이었음을 기억해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때 조선일보에서 이 작품에 대해 상을 주는 것이, 게다가 현대문학에서 동인의 위치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는 작가에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는 것이 얼마나 ..

읽다 2003.08.07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그건 중요한 게 아니잖아" 사실 따져보면 나도 정말 사소한 일로 많이 싸웠다. 또 주변에 연애하는 친구들을 봐도 정말 별 것도 아닌 일로 다 싸우는 거 같다. 그렇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을 중요하게 만드는 것도, 또 중요한 일을 중요하지 않게 만드는 것도, 다 자기 자신이다.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던진 말 한 마디에 감동을 받았다. (물론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이슈에는 공감하기 어려웠지만 어쨌든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 대해서 놀랐다) "그건 중요한 게 아니잖아."

쓰다 200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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