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 개인주의자 선언 > Anyone can be cynical. Dare to be an optimist.

호랭Horang 2017. 9. 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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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석 / 문학동네 / 2015


부장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배가 비슷한 다른 신임부장과 우리가 꼰대인가에 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우리는 부장들 중에는 젊은 편에 속했고 실제로도 난 사고방식이 젊다고 (내맘대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부서원들의 행동이 맘에 들지않는 것은 그들이 절대적으로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지 우리가 꼰대라서 그렇게 보이는게 아니다, 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문유석 판사의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을 읽게 된 건 바로 그 즈음이었는데, 그의 인사이트와 거침없는 발언에 크게 감동했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난 좀 꼰대였나 싶다. 특히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외국계 회사에 와보니 더더욱 그동안 내가 집단주의를 중시하는 보수적인 문화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아무튼 그 후 저자의 다른 칼럼도 찾아읽고 페북 팔로우도 하며 여러 글을 접했지만 책을 읽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으며 놀라웠던 점은, 1. 판사님이 글을 너무 잘 쓰신다(알고보니 소설도 쓰셨다니, 소설가에게 이건 주제넘은 칭찬이지만), 2. 내가 평소에 하던 생각들과 정말 비슷하다 였는데, 아마도 이건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나보다. 책과 그의 칼럼이 이렇게 인기가 있는걸 보면 말이다.


그는 개인주의자로서 남과 다른 자신, 그리고 자신이 만족하는 행복에 천착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기주의자가 아닌 합리적 개인주의자로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과 고민이 절절이 녹아있다.


개인과 개인이 모여 사회를 만들기에 개인주의자는 사회와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사회가 개인을, 개인이 다른 개인을 존중하게 될 때 불편함과 억압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사실은 그 안에서 행복한 개인이 되기위해서는) 완벽하지 못한 개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어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그런거 말고, 다른 견해를 내놓으면 핍박하는 그런거 말고 말이다.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발전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무엇에 주목하느냐의 문제라면 나는 이왕이면 발전하는 모습에 주목하고 싶다. 냉소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아... 용감하고 합리적인 개인주의자의 멋짐이 폭발한다.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피하지 말고, 그와 마주하자. 개인주의자의 사회를 만들자.


『왜 개인주의인가. 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다층적 갈등구조의 현대사회에서는 특정 집단이 당신을 영원히 보호해주지 않는다.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타협해야 한다. 그 주체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개인이 먼저 주체로 서야 타인과의 경계를 인식하여 이를 존중할 수 있고, 책임질 한계가 명확해지며, 집단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에게 최선인 전략을 사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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