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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51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

일본에 갈 때 한국책은 딱 두 권 싸들고 갔다. 그런데 그 나마 한 권은 다 읽지도 못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여유로울지도 모르는 1년인데, 책이라도 실컷 읽지 왜 그랬냐고? 그 땐 한국말로 된 책을 읽고 있으면 너무나 마음이 무거웠다. - 참 어이없지... 네이버는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가 놓고선! - 일본어를 빨리 늘리고 싶다는 생각에 항상 일본책을 읽었는데, 이건 원 간단한 책을 읽어도 진도가 어찌나 느린지 소설 한권을 읽는데 일주일이 넘게 걸리곤 했다. 요즘 내 생활의 (거의 유일한) 낙은 책이다. 그리고 특히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원제: Bad Samaritans)』 같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기쁨이다. 장하준은 이 책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현실로서의 경제학에 대해 설명하..

읽다 2009.04.25

[책] 사도세자의 고백

TV의 영향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내 머릿속의 사도세자라 하면 아직도 어렸을 적에 본 『한중록』이라는 대하드라마에서의 정보석이 생각난다. 처음엔 자상하고 부드러우며 총명하였으나 마지막엔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뒤주에 갖혀죽어야만 했던 불쌍한 세자의 모습. 정보석의 그 미치광이 역할은 어렸던 나에게는 꽤나 충격이었나보다. 드라마의 원작이었던 한중록은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가 죽기 10년전에 남긴 기록으로, 이덕일씨가 "거짓의 기록"이라며 이 책 전반을 통해 비판하고 있는 사료이다. 역사는 늘 승자의 기록이다. 혜경궁 홍씨 역시 죄인의 부인이 되어버린 기구한 운명이었을지 모르나, 그녀의 집안은 조선 후기 긴 시간 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할 권력을 누렸던 노론이며, 그녀는 그 노론의 사람이었다. 사도세자와 그..

읽다 2009.04.23

우리는 고통받는 자의 편인가 <남한산성>

작가 김훈의 문체는 늘 부담스럽다고 이야기 하면서도, 이상하게도 그의 글은 외면할 수가 없다. 과잉된 감정표현, 잔뜩 멋부린 듯한 문체, 난무하는 피동형의 문장, 말장난과 같은 반복되는 문구들... 그의 글들에 대해 반감을 갖게 하는 요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또 그의 책을 손에 든다. 이것이 그가 가진 카리스마일까. 병자호란 당시 청의 대군이 둘러싼 남한산성 안에 갇혀 있던 인조. 결사항쟁을 고집한 척화파 김상헌과 삶의 영원성이 치욕을 덮어줄 것이라는 주화파 최명길의 다툼 속에 갇힌 무력한 인조에게 삶은 그야말로 치욕을 견디는 나날일 뿐이었다. 감당할 수 없는 370년 전의 치욕의 역사를 읽는 나도 가슴이 답답해질진대, 그 치욕을 몸으로 견뎌내야만 했던 사람들의 무참함은 어떠했을까. 서문..

읽다 2007.11.18

[책]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 티베트, 차마고도를 따라가다 8월, 티베트행을 결심하면서 읽게된 책이다. 그러나 워낙 치밀하거나 꼼꼼한 여행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나이기에 여행 "준비"를 하면서 만난 책이라기 보다는 출발 전 절반 정도만 읽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여행하면서 짬짬이 읽은 여행동무 였다. 그리고 티베트에서의 시간은 말과 야크가 걷는 속도로 흘러간다는 서문의 말을 몸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하늘열차라 불리우는 칭장철도나 비행기를 이용해서가 아닌 차마고도(茶馬古道, 마방들이 차를 실어나르던 산길)를 통해 여행을 시작한다. 사실 이건 여행이라기보다는 탐험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리라. 티베트는 중국에 강제로 합병된 이후 정치적 자율성을 상실하고 급속히 중국화 되어가고 있다. 더불어 관광객들이..

읽다 2007.09.13

[책] 미래를 읽는 기술(The Art of the Long View)

이상민의 삼성행,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상민 본인은 물론이고, 이상민의 팬들, 무리수를 두었던 KCC, 서장훈을 잃어 전력에 큰 손실을 볼 것 같았지만 뜻하지 않게 거물을 잡게 된 삼성, 그리고 이상민과 같이 뛰고싶어 KCC를 택한 서장훈에게까지 이번 사건은 정말 의외이고 또 충격이었다. KCC가 그렸던 시나리오 안에 이 결과가 있었을까. 아니면 KCC는 전혀 준비없이 그저 설마하는 마음으로 일을 저지른 것일까. 우리는 점쟁이가 아닌 이상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시나리오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기 보다는 미래를 인식하는 것에 가깝다. 미래에 있을 법한 여러가지 상황들을 이해하고 각각의 상황이 닥쳤을 경우 최선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그림들을 그려보는 것이다. 이상민을 ..

읽다 2007.06.02

[책]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몇 년전 모 카드 광고에 "부자되세요~"라는 카피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부자가 되라'는 말은 참으로 생소했다. 덕담이라고 하면 건강해라, 공부 잘해라, 가족간에 평화로워라, 원하는 일 성취해라 등등 점잖고 은유적인 표현들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김정은은 너무 대놓고 부~~~자 되세요, 한다. 그리고 이제는 돈벌자 하는 말이 더 이상 금기나 비공식석상에서만 토론되는 속물적인 주제가 아니라 매력적인 논의의 축이 되었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부자에 대한 정의는 재미있다. 부자란 더 이상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즉 부에 대한 갈망의 정도가 바로 가난의 척도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부자였다가 갈수록 가난해지는 사람이다. ㅠ.ㅠ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

읽다 2007.03.23

[책]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 : 대비할 수 없는 미래는 없다

'미친 거 아니야?' 시장이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쟁자들도 미쳤고, 우리도 역시 미쳤다. 마치 콩나물이 자라듯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그리고 그 반대의 한 편에서는 거센 압박으로 급속히 줄어드는 시장을 보면 무서운 느낌이 든다. 상황이 이렇게 불확실, 불안정의 극치를 달리다보니 사람들은 '시나리오'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입에 올리게 되었다. 기획을 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참 부족한 면이 많은 인간인데, 그 중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결정적인 것은 비논리적이고 말을 조리있게 잘하지 못하는 것이다. 설득에 젬병인 전략가라니, 어불성설이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와중에 Inuit님에게 시나리오에 관한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받았다. 계속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오늘에야 책을 끝내고 ..

읽다 2007.03.09

[책] 디지로그

많은 내용이 참 쉽게 정리되어 있다. 너무 쉽게 정리되어서 오히려 좀 가벼울 수도 있겠다. 약간은 기대 이하인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너무나 이어령 교수스럽게 먹을 것으로 풀어낸 아날로그 이야기에서나, 청룡열차를 탄 한국인 이야기에서는 주변의 것을 놓치지 않는 혜안과 명쾌함이 돋보인다. 이어령 지음(2006) / 생각의 나무

읽다 2006.05.28

[책] 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힘

컨설턴트가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이라며 옆 부서의 선후배님들이 선물해 주신 책이었다. 회사에 그냥 남기로 했는데 그렇다고 다시 반납할 수도 없고... ^^ 아스퍼거 신드롬(Asperger Syndrome), 남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장애"를 뜻하는 말이다. 자기 세계 속에 갇혀 있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로 이기적인 성격과는 다르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남의 입장을 알면서도 자기 욕심 때문에 이기적인 행동을 하지만, 아스퍼거는 아예 남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회생활 속에서 자신밖에 모르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나눌 줄 모르며,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들에게는 무자비한 사람의 모습을 보면... 장애인이니 불쌍하게 여겨야 한다. 혹시 나는 그런 장애를 갖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

읽다 2006.05.20

[책]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나는 감사하게도 많은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어느 한가지에도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진 못하다. 다 잘한다는 것은 결국 한 가지도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결국 나는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평범하게 살기 싫다는 희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현실과의 Gap이 아마도 나에게 모든 것을 빨리 포기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한 것 같다. 어차피 이 분야에서 천재적으로 성공하지 못할 바에야 빨리 마음을 접고 내가 잘 하는 수많은(!) 다른 것 중 하나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 이것은 대박 or 인생한방을 노리는 나의 삶의 대한 자세를 설명해준다. 안철수의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나를 부끄럽게 한다. ..

읽다 200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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